* 이 글은 2022년 6월 25일에 다녀온 것을 기반으로 작성된 글로서, 현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맛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 6월, 한창 더워지고 푹푹찌는 날씨가 한창이었던 여름날. 한때 친했던 형님의 생일을 맞아 "스시 산원 청" 오마카세를 사줬다.
1부가 12시부터, 2부가 13시 30분부터다. 근데 우리 일행은 13시 정각에 도착해서 약 30분 가까이를 뜨겁디 뜨거운 복도에서 앉아서 기다렸다. 대기 공간이 밖에 있다보니 여름에는 쪄죽을 듯이 덥고 겨울에는 얼어죽을듯이 춥다. 식당 측에서 안내하는것처럼 "시간에 딱 맞춰서" 와야 한다.
신기한 점은 간장이나 소금이 담긴 종지그릇이 따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후술하겠지만 신기하게도 매 피스마다 간장이나 다른 곁들일 소스를 발라서 제공해준다.
나와 일행은 다음 일정이 실탄사격이었어서 마시지는 못했지만 나름 다양한 사케와 주류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에피타이저로 김과 트러플오일을 올린 차완무시가 나온다. 부드러우면서도 짭조름하지 않게 적당한 간을 맞췄다.
츠마미로 성대 사시미가 나온다. 처음 보는 생선이었는데 부드러운 식감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수산시장에 가서 필렛째로 사오고 싶었다.
맛도 좋고 식감도 서걱서걱한게 딱 좋았다. 내가 와사비를 잘 못먹는 편이라 먹었을 때 와사비 향이 상당했다. 와사비를 잘 못먹는 사람들은 미리 셰프한테 와사비를 조금만 넣어달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셰프님이 내가 손으로 피스를 집어먹는 것을 보고 따로 손가락을 닦을 물수건을 제공해주셨다. 세세한 배려가 상당히 인상깊었다.
마늘 간장을 올린 잿방어 스시다. 부드러운 식감과 마늘 간장의 맛이 잘 어울렸다.
사람들이 왜 광어 지느러미에 열광하는지 다시금 깨달았던 피스였다. 원래도 광어의 서걱서걱한 식감이 좋아서 즐겨먹는 편인데, 광어 지느러미는 거기다가 쫄깃한 맛이 가미된 상당히 영롱한 맛이었다.
가리비 관자에 안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이 피스를 먹은 이후로 가리비 관자에 푹 꽂혔다. 간장도 딱 적절하게 발라져 나와서 간도 딱 좋았다. 아마 간장을 따로 줬으면 내가 간장에 담궈버려서 간장맛만 났을 것 같아서 약간 아찔했달까.
이게 사실 하이라이트 아닐까? 내가 아는 제일 비싼 부위기도 하고 회전초밥같이 저렴한 곳에서는 냉동만 사용해서 반 얼음인 녀석들만 먹어봤는데, 정말 이런게 진정한 아카미 스시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한 끼에 6만원 하는 곳도 이정도 퀄리티를 내는데 10만원, 20만원 하는 곳들은 과연 어떤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돈을 정말 많이 벌어야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오도로 스시다. 진짜 쫄깃한 맛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식감에서는 오도로가 아카미보다 씹는 맛이 더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아귀 순살 튀김이 나왔다. 그냥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맛있다. 역시 치킨이든 뭐든 순살이 최고다
진짜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비린 맛도 안나고 좋았다. 파블로프의 개마냥 단새우에 우니 조합을 보자마자 군침이 질질 흘렀던 나는 받자마자 바로 입으로 넣어버려서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위에를 불로 지져서 주는데, 불맛을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상당히 환영이다.
다진 실파를 올린 전갱이. 나는 앞에서 셰프님이 준비하는걸 보고 저게 뭔가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다신 실파였다.
쉬어가는 느낌으로 장국이 나왔다. 셰프님 말로는 그냥 흔한 미소장국이라는데 알 수 없는 감칠맛이 상당했다. 전혀 흔하지 않다. 밥 말아먹고 싶은 맛.
미소 장국을 원샷을 때리고 앞을 보니 셰프님이 후토마끼를 말고 있었다. 저거 한 줄을 통째로 뜯어먹으면 어떤 느낌일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피스 중 하나다. 맛있게 잘 양념된 아나고에 불맛을 잘 입힌 정석이었다. 스시를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운 좋게 끄트머리가 당첨됐다.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후토마끼 맛 자체도 상당히 좋다.
마무리로 교쿠가 나왔다. 뽀송뽀송하면서도 촉촉한 맛이었다. 입에 딱 넣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디저트로 팥 앙금이 올라간 녹차 아이스크림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녹차나 말차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팥 앙금도 그렇고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상당히 달달구리해서 녹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맛이었다.
엔트리 급에서는 스시 산원이 손에 꼽는 곳일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스시 산원 궁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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