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12월 1일에 탑승한 것을 기반으로 작성된 글로서, 현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해가 뜨기 전인 아침 7시에 호텔에서 출발해 도심 외곽의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도에 뭐가 안뜨길래 인터넷이 안되나 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아무것도 없는 눈 덮인 설원이었다.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보다도 작은 것 같다.
기사아저씨와 1층 탐앤탐스에서 아아 한 잔을 때리고 출발층으로 올라왔다. 전광판을 보니 하루에 그렇게 많은 비행편이 있지는 않은 듯 했다.
카운터 열리기 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었다. 10번 카운터부터 대한항공이 사용하는데, 9번 카운터까지가 에어차이나가 사용해서 중국인들이 왕왕 보이긴 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체크인 카운터가 열렸다. 근데 이코노미 줄도 휑해서 오픈 직후에는 프라이오리티가 없어도 오래 줄을 서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제주공항 국내선 터미널처럼 라운지가 보안검색대를 지나서 있는게 아니라, 면세구역 전에 있기 때문에 라운지를 이용할 독자분들은 무조건 체크인 카운터 기준 왼쪽의 라운지로 가야한다.
스카이팀 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비즈니스 승객들과 VIP들은 이 곳을 이용하는 것 같았다.
필자는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맡기긴 했다. 왜 맡기라는건지 도무지 이해는 가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링크 라운지 안에 전용 패스트 트랙이 존재했고, 미리 출국 심사관에게 전달되어 심사 도장을 찍어두는 것이었다. 그냥 보딩 시작 직전에 라운지에서 나와 유유히 게이트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이번 비행편은 마일리지로 발권한 것인데, 구)일등석인 1열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기준이 늘 궁금하달까.
라운지 내부에 이렇게 응접실도 마련되어있었다.
뭔가 그사세에 들어온 느낌. 신세계 트리니티 라운지나 신세계 강남에 있는 VIP 쇼룸 같은 곳의 분위기가 난다.
뭔가 많이 익숙한 것들이 많다.
뚜레주르 빵이 왜 여기서 나오는지는 의문이다. 너무 친숙하다.
여기서 K- 뭐시기가 붙으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긴 하는데... 여튼 출국할 때까지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포공항 국내선 라운지인줄 알았다. 반가운 친구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후렌치 파이 한 5개는 먹은 듯.
역시 진순이 진리다.
골든애플 티가 참 맛있었다.
라운지를 대충 둘러보고, 진순과 콜라를 챙겨와서 먹었다.
그리고도 뭔가 출출해서 빵 두개도 먹었다.
그리고 후렌치 파이를 먹으면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과 그 사람의 수행원 몇 명이 우르르 지나갔고, 뒤에 정복을 입은 고위급 장교 몇 명도 따라가는 것을 봤다. 진짜 고위층 인사들도 이 라운지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흥미로웠던 필자였다.
보딩 시간이 슬슬 다가와서 라운지를 나섰다. 라운지 내에 전용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그 곳에서 검사를 받고 출국심사관 아저씨가 필자에게 여권과 보딩패스를 돌려주었다.
라운지를 나오자마자 보여서 반가웠다.
게이트 앞 창가에서 비행기를 구경했다. 대한항공의 A330 뒤로 저 멀리 이란항공의 747-200 기재도 보인다. 744도 퇴역시키는 마당에 742라니...
사진을 찍은지 정확히 5초 뒤에 보딩이 시작되었다.
아, 그리고 여기는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의 브릿지가 구분되어있지 않아서 이코노미 승객들도 비즈니스 구역을 지나간다.
두 번째로 앉는건데 그냥 태연하게 앉아서 메뉴판을 둘러봤다.
11월 27일에 출국했다가 12월 1일에 귀국하는거라 월이 바뀌면서 메뉴가 바뀐 것 같다. 아무튼, 고기는 진짜 아래 링크 글처럼 질리다 못해 속이 니글거릴때까지 먹었기 때문에, 살다살다 처음으로 고기 없는 한식 기내식을 먹어봤다.
https://hanryang03.tistory.com/69
웰컴드링크 서비스가 나오기 전에 사이다를 먼저 요청해서 마셨다. 바로 원샷을 때리고 나니 빈 컵을 본 승무원 분이 구아바 주스였나 사과주스였나도 따로 제공해줘서 마셨던 것 같다. 역시 서비스 갑 대한항공.
1시간 차이로 출발하는 항공편이다.
필자는 이 때 봤던 슈퍼엠 안전비디오가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킹받긴 했지만 은근 정들었는데.... 아쉽다.
무주공원 그 자체다.
순항고도에 오르자 샐러드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한식은 식전빵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풀을 안좋아하는 필자는 관자도 없길래 그냥 깨작이다 남겼다.
벌써부터 설렌다.
맵찔이인 필자는 낙지볶음에 청양고추가 있길래 무서웠는데, 오히려 그 얼큰함 덕분에 며칠 간 고기만 먹어서 생긴 니글거림이 싹 풀렸다.
필자는 지금까지 여행 관련 블로그를 서칭할 때 한식이 그리워서 기내식으로 한식을 먹는게 유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진짜 한식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배, 수박, 오렌지가 나온다. 당도가 꽤나 높았다.
캐모마일은 진리다.
화장실 간 1E자리 아저씨를 제외하고 전부 자고 있었다.
잠깐 창문을 열어보니 눈밭은 안보였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Z세대 트렌드 2024>를 읽었다. 읽다가 너무 졸려서 끝까지는 다 못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Z세대지만 요즘 유행 따라가기는 너무 힘든 것 같다.
책 읽다가 자꾸 눈이 감겨서 책을 덮고 잠에 들었다.
눈떠보니까 승무원분이 곧 착륙하니 좌석을 똑바로 해달라고 한다. 분명 필자는 눈을 감았다 떴는데, 순간이동을 한 듯 하다.
닷새간의 몽골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진에어가 2터미널에 들어온 이후로 좀 많이 복잡해진 2터미널이다.
좀 서운하긴 했다. 비즈니스 짐이 다 나오기도 전에 일반석 짐이 먼저 나오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타는 이유 중 하나가 수하물 우선 서비스 때문인데,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물론 이 비행 이후로도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몇 번 타봤지만, 이런 일은 저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7016 버스를 타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필자였다.